공대생의 문화탐방 공대생의 문화탐방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영화 ‘프리가이’

영화 ‘프리가이’ 속 ‘프리시티’는 실재할 수 있을까?

글. 건설환경공학부 3 길혜교 편집. 컴퓨터공학부 3 심성원
그림 1. 프리가이 포스터
과거부터 현재까지 ‘메타버스’, ‘인공지능’과 같은 키워드들은 영화, 소설, 게임 등의 각종 문화예술을 망라하여 인기 있는 소재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프리가이’도 이를 주제로 제작된 영화인데요. 영화의 배경인 ‘프리시티’는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인기 게임 속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언제나 똑같은 삶을 살아오던 NPC1 ‘가이’는 어느 여성에게 한눈에 반하면서 자기 판단력이 생기게 되고, 이를 계기로 반복적이었던 일상을 타파해 나갑니다. ‘프리가이’는 현실에서도 각광받는 산업인 ‘메타버스’ 환경을 영상매체를 통해 사실감 있게 표현하였는데요. 과연 영화 속의 배경이 된 메타버스는 무엇인지, 영화와 비교할 때 현실의 메타버스 기술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영화 ‘프리가이’를 통해 함께 알아볼까요?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프리가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주된 바탕인 ‘메타버스’에 대해 반드시 알아봐야 합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동일하게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입니다. 최근 COVID-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더욱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기술로, 독자 여러분에게도 익숙한 ‘마인크래프트’, ‘제페토’와 같은 게임들도 모두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 NPC(Non-Player Character):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

그림 2. 제페토 아바타
이러한 메타버스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요. 첫 번째로 메타버스 내에서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아바타가 필요합니다. 아바타는 바로 메타버스 속 ‘나’의 자아가 되는 것으로, 예를 들어 게임 속에서 생성한 캐릭터가 아바타가 되는 것이죠.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의 얼굴, 의상을 유저가 직접 선택하고 아바타를 통해 다른 유저와 상호작용을 하며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요소는 메타버스 내에서 실제와 같은 현장감을 유도하기 위한 현실의 모델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건물, 가구와 같은 모델들을 메타버스에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유저들이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끔 제작해야 하는 것이죠. 마지막 세 번째는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 세계를 연결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한 센서와 네트워크 장치 및 인터페이스 등 매개자 역할을 하는 증강현실 시스템입니다.2 예를 들어 현실 세계 속 유저의 움직임이 컴퓨터와 센서 등을 통해 매개화되어 게임 속 아바타의 행동으로 표현되고, 메타버스 세계가 모니터와 센서를 통해 현실에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과 같이, 현실과 가상 세계 사이가 연결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것인데요. 이외에도 현장감, 상호작용, 그리고 현실과 연결되는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요소들이 메타버스를 생성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2 전준현, 『메타버스 구성 원리에 대한 연구 : 로블록스를 중심으로』, 한국영상문화학회, 영상문화 38호, p263, 2021.06.

메타버스 기반 게임 ‘프리시티’
‘프리가이’는 메타버스 기반의 게임, ‘프리시티’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영화로, 작중에서 ‘프리시티’는 다양한 메타버스 게임 중에서도 자유도 높고 현실감 있는 스타일로 뜨거운 관심을 받습니다. 현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비행, 자동차 경주, 총격전 등을 자유롭게 경험하면서, 이를 통해 아바타가 성장해 나아가는 컨셉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리시티’는 메타버스 게임을 향한 유저의 기대를 충족시켰기에 게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는데요. 앞서 알아본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기술력을 집약하여 현장감, 현실세계와의 매개를 고도로 끌어올린 결과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현실과 착각할 만큼 사실적인 ‘프리시티’ 속 아바타와 모델을 통해, 게임 공간을 실제 공간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을 보면, 아바타는 실제 사람과 거의 흡사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주위 모델도 굉장히 사실적인데, 사물의 현장감을 넘어 햇빛·바람 등 자연환경의 현장감까지 게임 속에서 구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바타 머리에서 발끝까지의 세부적인 디자인도 유저가 직접 할 수 있어서 현장감과 동시에 아바타 각각이 가지는 뚜렷한 정체성이 존재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프리시티’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사이를 연결하는 시스템의 기술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현실에서 게임을 하다 보면 완벽하게 의도대로 아바타의 움직임이 반영되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으실 텐데요. ‘프리시티’에서는 현실-가상 매개 시스템의 수준이 더욱 높아 유저의 의도 그대로 아바타가 움직이고, 아바타의 모션이 실제 사람처럼 유연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저의 감정 요소를 코드화해 아바타에게 입력하는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는데요. 이렇게 발전된 현실-가상 매개 시스템은 ‘프리시티’의 유저들에게 더 큰 현장감과 몰입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프리가이’는 메타버스 기반 게임의 가장 발전된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죠. 사람과 거의 유사한 아바타, 가상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라고 느껴질 만큼 발전된 현장감, 그리고 현실과 가상 세계의 완벽한 매개는 현실의 메타버스를 넘은 초고도화된 기술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 그림 3. '프리가이' 속 유저의 모습
  • 그림 4. '프리가이' 속 아바타 선택 창
현실의 ‘메타버스’ 기술 현황
그렇다면 영화 속 메타버스 기술과 비교할 때 현실의 기술은 어느 정도이고, 어떤 기술이 더 발전되어야 할까요? 현실의 메타버스 또한 앞서 알아본 메타버스를 생성하는 핵심 요소를 충족하고 있지만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요. 현재 나와있는 메타버스 기반 게임을 접해보면 아바타 및 모델의 모션과 시각효과(VFX)에서 아쉬움이 느껴질 겁니다. ‘프리시티’의 시각효과와 모션은 현실과 착각할 만큼 사실적으로 제작된 반면 현실의 메타버스는 시각효과와 모션이 매끄럽게 연동되지 않아 현장감이 떨어집니다. 이는 메타버스 기술을 이루는 주축 시스템(증강현실3 , 라이프로깅4, 거울세계5, 가상세계6)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 각각이 독립적으로 발전하다 최근에 들어서야 애니메이션과 모션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복합적으로 연구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즉, 도구들은 준비되어 있으나 이를 메타버스에 적용하기 위한 매개체가 될 기술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인 것입니다.

메타버스에서는 유저의 몰입감을 더하기 위해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VR 애니메이션이 활용되는데요. VR 애니메이션은 공간이 360도로 확장이 되어야 하고,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유저의 행동에 따라 달라지는 상호작용이 존재해야 합니다.7 예를 들어 유저 중심으로 앞쪽 건물, 뒤쪽 하늘 등 전 방향의 공간이 구성되어야 하고, 유저의 시선이나 터치를 통해 게임 속 환경이 즉각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애니메이션과 메타버스 기술 간의 상호작용이 덜 발전되어 현실 시각효과 기술이 영화의 VR 기술력에 비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현재 메타버스는 모션의 사실감 또한 떨어지는데요. ‘프리시티’에 비해 현실에서는 유저의 세부적인 모션을 감지하는 기술이 부족하여 아바타 움직임의 유연성과 사실성이 비교적 아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메타버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속 환경을 더 세부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장갑’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는 메타버스 내의 열과 진동을 실제 물체와 유사하게 전달하고, 유저의 움직임까지 측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즉, 메타버스 내에서 느껴지는 열기와 떨림이 유저에게 거의 그대로 전달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 장갑은 열감과 진동을 여러 단계로 바꿀 수 있고 다양한 관절이 있어 더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실의 기술이 영화 속 기술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현재 모션인식 및 VR 애니메이션과 메타버스 기술 간의 복합적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에 영화 속 ‘프리시티’와 같은 사실적이고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 게임이 곧 출시될 것으로 기대해 봐도 되겠죠?
그림 5. 열과 진동 감지 '장갑'

3 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4 개인이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만나고, 느끼는 모든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하는 것
5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 세상을 디지털로 구현한 메타버스 유형
6 ibid, p.263.
7 장욱상, 박선영, 『가상현실 애니메이션에서의 Visual Effects 역할 연구』,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논문지 22(2), p225-226, 2021.02.

지금까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영화 ‘프리가이’에 나타난 공학적 사실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본 기사에서는 현실의 메타버스가 영화 속처럼 발전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기술 분야를 알아보았는데요. 독자 여러분은 이외에도 또 어떠한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고 계신 기술들에 대한 연구, 본 기사에서 나온 타 기술, 그리고 메타버스 간의 복합적 발전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조만간 ‘프리시티’ 같은 게임이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기네요. 본 기사가 앞으로 더 발전해 나아갈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