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은 이렇게 말했다. 인물은 이렇게 말했다.

나만의 안테나를 만들어서 라디오를 엿들어보자!

글. 화학생물공학부 1 권주영 편집. 전기정보공학부 3 배선열
여러분은 라디오 자주 들으시나요? 가끔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듣다 보면 방송마다 FM 89MHz와 같이 특정한 주파수가 정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듣고 싶은 라디오 방송의 주파수를 설정하면 해당 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죠. 평소처럼 라디오를 듣고 있던 괴짜 공대생은 문득 ‘특정 주파수를 감지할 수 있는 안테나를 직접 만들어서 라디오를 엿들을 수는 없을까?’라는 궁금증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괴짜 공대생은 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안테나를 직접 만들어서 라디오를 엿들어 보기로 하였는데요, 그 과정을 함께 보러 가실까요?

우선 안테나를 만들기 전에, 안테나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안테나는 전기 신호를 전자기파로 바꾸어 주거나 반대로 전자기파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주어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데에 이용되는 변환 장치입니다. 안테나라고 하면, 뾰족한 막대 모양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둥근 접시 모양을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뾰족한 막대 모양의 안테나는 monopole 안테나로, 그림 1처럼 한 쪽은 접지되어 있고 다른 한 쪽은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는 형태의 안테나를 말합니다. Monopole 안테나는 길이가 짧기 때문에 휴대용 장비에 주로 사용되고는 합니다.
  • 그림 1. Monopole 안테나
  • 그림 2. Parabolic 안테나
한편 그림 2와 같이 둥근 접시 모양의 안테나는 parabolic 안테나로, 포물선의 기하학적 특징을 이용하여 전파를 포물선의 초점에 모으고, 증폭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Parabolic 안테나는 지향성1이 커서 주로 위성 통신용으로 쓰인답니다. 이렇게 안테나는 그 쓰임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를 띠는데요, 이번 실습에서는 가장 구조가 간단한 dipole 안테나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dipole 안테나는 어떤 구조를 가지는지 살펴볼까요?
그림 3. Dipole 안테나의 구조
Dipole 안테나는 그림 3처럼 두 끝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꺾여 있는 형태의 안테나를 말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구조물이 어떻게 수많은 주파수의 전파가 섞여 있는 공간에서 특정한 주파수의 전자기파만을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비밀은 교류 회로의 공진 주파수에 있습니다. 교류 회로에서 축전기와 코일은 전류를 방해하는 요소(리액턴스)로 작용하는데요, 회로에 흐르는 전류의 진동수가 클수록 축전기의 방해작용(용량 리액턴스)은 줄어들고, 코일의 방해작용(유도 리액턴스)은 증가하게 됩니다. 이때 축전기와 코일이 모두 존재하는 교류회로에서 전체 방해작용(임피던스)이 최소화되도록 하는 진동수를 공진 주파수라고 합니다. 즉, 안테나의 공진 주파수에 해당하는 전류는 방해를 거의 받지 않아 살아남고, 다른 주파수의 전류들은 방해작용에 의해 사라지게 되어 공진 주파수의 신호만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원하는 공진 주파수의 신호를 얻기 위한 안테나의 길이는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다시 한번 교류회로를 살펴보아야 하는데요, 안테나에 교류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전자기파는 사인파의 형태로 진동합니다. 만약 안테나 각 요소의 길이가 반 파장의 정수배가 된다면 그림 4처럼 전압의 + 부분과 – 부분이 상쇄되어 제대로 된 출력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1 특정한 방향으로 전자기파를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

그림 4. 안테나의 길이가 1/2 파장인 경우
그렇다면 최대의 출력을 얻을 수 있을 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각 안테나의 길이가 파장의 1/4배일 때 상쇄되는 부분 없이 최고 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림 5. 안테나의 길이가 1/4 파장인 경우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안테나의 길이가 전자기파 파장의 1/4배가 되도록 설계했을 때 원하는 주파수의 전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안테나는 도체이기 때문에 전하의 영향으로 전파가 진공에서 보다 더 느리게 전달됩니다. 따라서 이를 보정해주기 위한 단축률 상수를 곱해주어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실제로 제작해야 하는 안테나의 길이는 파장의 1/4배보다 약간 작아지게 됩니다.

이제 우리가 제작할 dipole 안테나의 기본적인 이론들을 살펴보았으니 FM 라디오의 주파수 영역에 해당하는 100MHz를 타깃으로 실제 안테나를 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물은 SDR, 쿠킹 호일, 동축케이블, 노트북, USB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SDR은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전기 신호로 변환시켜 컴퓨터에서 이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먼저, 안테나의 역할을 해줄 쿠킹 호일을 잘라줍니다. 여기서 우리가 앞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필요한 쿠킹 호일의 길이를 구해봅시다. 100MHz 주파수의 방송을 듣고자 한다면, 파동의 속력과 주파수, 파장의 관계를 나타내는 v=f λ의 공식으로부터 299792458=(100×10⁶)×λ, 약 3m의 파장을 얻습니다. 따라서 안테나 각 요소의 길이는 파장(3m)의 1/4에 단축률 0.95를 곱한 값인 약 71cm가 되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폭 1cm, 길이 71cm의 쿠킹호일 2장을 그림 6과 같이 준비합니다.
그림 6. 1/4 파장의 길이로 자른 쿠킹 호일
이제 안테나와 SDR을 연결해줄 동축케이블을 준비합니다. 동축케이블은 쉽게 말해 두 개의 전선이 하나로 합해진 전선입니다. 가장 안쪽에 구리선이 있고, 그 주위를 내부 유전체, 구리망, 플라스틱 외피가 차례로 감싸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부의 구리선과 구리망이 전선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유전체가 구리선과 구리망 사이에 있어 두 구리선이 합선되지 않고 각각의 전선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동축 케이블의 피복을 벗긴 후, 구리선과 구리망을 양쪽의 쿠킹 호일에 접합할 수 있도록 그림 7과 같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90도씩 꺾어줍니다.
그림 7. 피복을 벗긴 동축 케이블
테이프를 이용하여 동축 케이블과 쿠킹 호일을 접합합니다.
그림 8. 쿠킹호일과 동축 케이블을 접합한 모습
SDR 장치의 HF 부분에 동축케이블을 연결하고, 반대쪽은 PC와 연결하여 전기 신호를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림 9. 안테나, 노트북과 연결한 SDR의 모습
마지막으로 SDR Sharp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우리가 타깃으로 설정했던 100MHz 부근에서 라디오 신호가 잡히는지 확인합니다.
그림 10. SDR Sharp를 이용하여 전파를 분석하는 모습
그 결과, 그림 10처럼 우리가 타깃으로 설정했던 100MHz 근처 주파수에서 주황색으로 신호가 잡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매우 또렷한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자, 오늘은 간단한 준비물을 이용하여 안테나를 직접 제작하고 라디오를 들어보는 실습을 했는데요, 여러분이 느끼기에 재미있게 다가오셨나요? 생각보다 공학이 어렵지 않다고 느껴지지는 않으셨나요? 여러분들도 괴짜 공대생처럼 과학 지식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고로 공학에 접목해보는 기회를 가져 보시기를 바라며, 다음 호에서 더욱더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본 기사는 ‘공대생 파파’ 유튜브 채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출처
그림 1. 모노폴 안테나, 위키백과,https://en.wikipedia.org/wiki/Monopole_antenna
그림 2. 파라볼릭 안테나, 위키백과, https://en.wikipedia.org/wiki/Parabolic_antenna
그림 3. 다이폴 안테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C%9D%B4%ED%8F%B4_%EC%95%88%ED%85%8C%EB%8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