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은 이렇게 말했다. 인물은 이렇게 말했다.

강대원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없었더라면 현재 스마트폰은 없었을 수도 있다!”

글. 건축학과 2 김찬 편집. 항공우주공학과 4 김현수, 전기정보공학부 4 배선열
그림 1. 트랜지스터
한 손 크기의 스마트폰으로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고, 고화질 영상을 시청하며 인공지능 비서의 도움을 받는 모습은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약 80년 전에 발명된 트랜지스터의 탄생 덕분인데요. 트랜지스터는 전자회로의 핵심 소자로 사용되며 전자공학의 발전을 주도해왔습니다.

그림 1에 보이는 것과 같이 3개의 단자로 이루어진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스위칭 하거나 증폭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위칭 작용은 전류를 흐르게 하거나 차단하는 것을 의미하고, 증폭 작용은 전압이나 전류를 몇 배로 크게 만들어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전에는 크고 무거운 진공관이 이 역할을 했지만, 크기가 작고 전력 소모와 발열이 적은 트랜지스터가 이를 대체하면서 사용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많은 트랜지스터를 필요로 하는 회로를 좁은 면적에 구현할 수 있게 되자, 너도 나도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처럼 수많은 트랜지스터와 저항, 축전기 등의 소자들로 구성된 회로를 작고 밀도 있게 만들어서 하나의 칩 안에 넣은 것을 집적회로라고 합니다. 집적회로가 없는 우리의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심지어는 교통카드까지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전자기기들은 집적회로가 있어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집적회로에 사용되는 트랜지스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바로 BJT(Bipolar Junction Transistor, 양극성 접합 트랜지스터)와 MOSFET(Metal-Oxide-Semiconductor Field-Effect-Transistor,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BJT와 MOSFET에 대해 알아보고, 제목에 등장한 강대원 박사님이 전자공학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셨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시작에 앞서, 반도체 관련 기본 지식이 없으신 분들께는 이번 호의 전공수업 소개 기사를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트랜지스터의 시대를 연 BJT

1947년 개발된 최초의 트랜지스터 BJT는 콜렉터(수집기)1 와 이미터(방출기) 2 사이에 베이스3 를 끼워 넣은 구조로, 도핑 상태에 따라 PNP형과 NPN형으로 나뉩니다. 그림 2와 같이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순방향 전압4 , 베이스와 콜렉터 사이에 역방향 전압5 이 가해지는 PNP형의 트랜지스터의 상황을 살펴봅시다.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의 순방향 전압에 의해 이미터에서 베이스로 양공6 이 주입되고, 베이스로 주입된 양공은 일부 전자와 재결합하여 사라집니다. 하지만, 베이스의 두께가 매우 얇고 베이스와 콜렉터 사이에 역방향 전압이 가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공은 콜렉터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대부분의 양공이 이미터에서 방출되어 베이스를 지나 콜렉터로 흐르게 되고, 소수의 양공들만 베이스로 빠집니다. 따라서 베이스 쪽으로는 매우 작은 전류가 흐르고 콜렉터 쪽으로 큰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이처럼 작은 세기의 베이스 전류로 큰 세기의 콜렉터 전류를 제어하는 것을 증폭 작용이라고 합니다. 미세한 전류 변화가 큰 폭의 전류 변화로 증폭되는 것을 뜻하죠.
그림 2. PNP형 BJT에 전압이 가해진 모습

1 증폭된 전류가 흐르는 곳(도핑 농도가 낮음)

2 총 전류가 흐르는 곳(도핑 농도가 높고 폭이 넓음)

3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곳(도핑 농도가 중간 정도이고 폭이 좁음)

4 P쪽에 (+) 전압, N쪽에 (-) 전압이 가해진 상태

5 P쪽에 (-) 전압, N쪽에 (+) 전압이 가해진 상태

6 전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전자가 부족하여 생긴 구멍을 양전하를 가진 입자로 취급하여 부르는 것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상당 수의 전자기기들(컴퓨터, 스마트폰 등)은 디지털 회로로 구성되어 있는데, 디지털 회로는 증폭 작용이 아니라 스위칭 작용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BJT를 스위치로 사용할 때는 단점이 발생하는데요, 어떤 단점들이 있을까요?

스위칭 작용은 쉽게 말해서 필요에 따라 회로 상의 한 점의 전압을 Low, High 두가지 상태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전압 상태는 논리회로에서 각각 0과 1의 전기신호로 사용되는데요. BJT의 이미터, 베이스, 콜렉터 사이의 전압 조건을 조절하여 베이스 전류의 세기를 0에 가깝게 만들면, 콜렉터 전류의 세기도 0에 가까워지면서 스위치의 OFF 상태와 같이 동작하게 됩니다. 반대로 전류가 흐르게 되면 ON 상태로 동작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BJT의 단점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OFF 상태일 때 베이스 전류를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고 미세한 전류가 흐른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마치 수도 밸브를 닫았는데도 조금씩 물이 새는 것과 같이 말이죠. 따라서 BJT로 디지털 회로를 구성하게 되면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는 대기 상태에서 많은 전력 손실이 발생하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집니다.
그림 3. NPN형 BJT의 단면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데 배터리가 금방 닳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추가로, 구조의 복잡성과 공정상의 이유로 소형화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점점 BJT를 디지털 회로에 사용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로 난항을 겪는 와중에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MOSFET이라는 새로운 트랜지스터가 등장했는데요. MOSFET이 과연 이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같이 살펴봅시다!

더 작고 더 효율적으로, MOSFET

그림 4. BJT와 FET의 차이

MOSFET이라는 용어는 ‘MOS7 -금속 산화막’과 ‘FET8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합친 말입니다. 전류로 전류를 제어하는 BJT와 달리 FET는 전압으로 전류를 제어하죠. BJT는 전자와 양공 두 종류의 캐리어를 이용해서 전류가 형성되는 양극성 트랜지스터지만, FET는 한 종류의 캐리어만으로 전류가 형성되는 단극성 트랜지스터입니다. 여기서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가 흐르면 NMOSFET, 양공의 이동으로 전류가 흐르면 PMOSFET으로 나뉘게 됩니다. BJT에서 이미터, 베이스, 콜렉터에 대응되는 역할을 하는 단자를 FET에서는 소스, 게이트, 드레인이라고 부르며, 게이트는 BJT의 베이스처럼 전압을 조절하여 소스와 드레인으로 흐르는 전류의 양을 결정합니다. MOSFET은 바로 이 게이트와 실리콘 사이에 산화막(절연체)을 추가하여, 전압을 걸 때 생기는 전기장에 의해서 전자나 양공의 흐름을 조절하는 원리로 작동이 됩니다.

7 Metal-Oxide-Semiconductor

8 Field-Effect-Transistor

그림 5. NMOSFET의 단면도
NMOSFET을 예시로 MOSFET이 동작하는 원리를 알아봅시다. 게이트 전극에 전압을 가하면, P형 반도체 기판 내부에서 산화막 근처로 전자들이 모여들게 되는데요. 그러면 산화막 근처 P형 반도체의 특성이 변화하여 얇은 N형 채널로 바뀌게 되고, 드레인과 소스 사이에 전압을 걸어주면 얇은 N형 채널을 통해서 드레인과 소스 사이에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이렇게 게이트에 가하는 전압의 크기를 조절하면서 채널의 전류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게이트와 반도체 기판 사이에 절연막이 있어 게이트를 통해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류가 완전히 흐르지 않는 스위치의 OFF 상태를 구현하여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하는 디지털 회로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림 6. 강대원 박사
추가로 BJT에 비해 구조적으로 단순하고 공정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 집적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MOSFET의 장점은 추후 집적회로 탄생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집적회로 발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MOSFET을 개발하신 분이 바로 우리나라의 강대원 박사님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컴퓨터 등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작은 전자기기들의 시작에는 강대원 박사님의 MOSFET이 있었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에서 기둥 역할을 하는 파운드리 산업9 도 이 MOSFET을 이용한 산업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 반도체 기술의 혁신을 만들어낸 MOSFET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아직도 스마트폰이 개발되지 않아, 지구 반대편에서 얼굴을 보며 통화하고 대중 매체들을 작은 전자기기 안에서 즐기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강대원 박사님께서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사회의 반도체 산업을 보셨더라면, 이런 말을 즐기셨을 것 같습니다.

“내가 없었더라면 현재 스마트폰은 없었을 수도 있다!”

9 반도체산업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 받아 생산 및 공급하는 산업

참고문헌
그림출처
그림 1. https://www.hellot.net/news/article.html?no=41552
그림 2. 직접 제작
그림 3. https://ko.m.wikipedia.org/wiki/%EC%A0%91%ED%95%A9%ED%98%95_%ED%8A%B8%EB%9E%9C%EC%A7%80%EC%8A%A4%ED%84%B0
그림 4. https://gigawatt.tistory.com/125
그림 5. https://ko.wikipedia.org/wiki/MOSFET
그림 6. https://ko.wikipedia.org/wiki/%EA%B0%95%EB%8C%80%EC%9B%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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