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문화탐방 공대생의 문화탐방

슬기로운 방학생활

제10회 창의설계 축전

글. 기계공학부 3 노치윤 편집.조선해양공학과 3 서지영
그림 1. 제10회 서울대 공대 창의설계축전 포스터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번 겨울 호에서는 제가 참가한 서울대 공대 창의설계축전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고등학생 독자 중 서울대 공대생들은 방학 기간에 무엇을 할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친구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모으기도 하고, 여러 가지 대외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까지 배운 공학적 지식들을 가지고 여러 창의적인 제품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면서 방학을 보내기도 한답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대회가 바로 창의설계축전입니다.
창의설계축전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게 매년 여름방학 기간에 진행하고 있는 대회입니다. 80만원의 재료비 지원 내에서 다양한 설계물, 제작물, 소프트웨어 등을 자유롭게 만들어 출품할 수 있습니다. 1~4명이 팀을 이루어 참가할 수 있으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생이 꼭 한 명은 포함되어야 합니다.
수상의 경우 최우수 1팀, 우수 2팀, 장려 3팀을 선정하고, 상금과 더불어 최우수 1팀과 우수 2팀은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CES(소비자 전자 제품 박람회) 참관 및 미국 연수의 특전이 주어집니다. 매년 참가팀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의 경우 약 60개의 팀이 참가하였답니다!
그림 2. 아두이노 사진

저는 이번 대회에 과 동기 3명과 함께 지금까지 배운 공학적 지식을 가지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이 대회에 참여를 했고,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이번 대회에 출품한 작품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팀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소리 인식 웨어러블 디바이스’ 라는 주제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독자분들 중 경험해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가끔씩 이어폰을 끼고 골목길을 걷다 보면 주변 소리를 인식하지 못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부족한 청각장애인들은 주변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안전을 위협하는 ‘제2의 장애’ 요소로 확장될 우려가 있겠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소리의 발생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시각이나 촉각을 통해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팀은 소리를 판별해서 소리의 발생을 진동을 통해 알려주고 어떤 소리인지 디스플레이에 알려주는 손목밴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먼저 소리의 종류를 판단하는 모델 제작을 위해 청각 장애인 분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총 4개의 소리 클래스(자동차 경적, 인터폰 벨소리, 화재 경보음, 사이렌)를 분류하기로 했고, 관련 소리 파일들을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상에 공개된 소리 파일들이 충분하지 않아서 많은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직접 여러 환경에서 녹음을 하기도 하고 길거리를 걸어 다니며 녹음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여러 소리 데이터들을 수집했습니다. 앱 개발, 모델 업로드 등 다른 과정들도 힘든 과정이었지만 직접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이 프로젝트 전반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도전적인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제작한 딥러닝 모델을 마이크로 컨트롤러의 종류 중 하나인 아두이노에 업로드했습니다. 여기서 마이크로 컨트롤러란 조그만 컴퓨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아두이노를 소형 진동모터와 OLED 디스플레이와 연결하고, 3D 프린팅을 한 케이스에 넣어 제품을 완성했습니다.
  • 그림 3. 제품 착용 사진
  • 그림 4. 직접 제작한 어플 실행 사진
두 달 동안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좌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회를 참가하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실제 제품 개발에 적용해 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재미와 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창의설계축전에 대해 다뤄보았는데, 사실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는 게 거창하고 대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일상 속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답니다. 독자 여러분은 일상생활 속 사소하지만 불편했던 점들이 있지 않았나요? 이번 기회를 통해 생활 속 불편한 점들이 뭐가 있었는지, 또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다음 호에서 더 재밌는 내용으로 만나요!
Reference